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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작품집

4번방의 러브 콜

DATE : 2020-04-02 HIT : 280

4번방의 러브 콜

오명은

 

쿠탕스의 금빛 아침 햇살이 노트르담 대성당을 환히 비칠 때쯤 이면

노란 부리를 가진 덩치 큰 하얀 새 한 마리가 4번방 창문 앞에 앉아

구구구구구구

딱 딱 딱

늦잠 자는 여자를 채근 하듯 지켜보고 있었다.

새벽까지 누런 전등 불빛 아래서 색과 씨름 하다가 물감이 잔뜩 묻은 붓들을 아무렇게나

물통에 담가두고 두꺼운 덧버선을 신은 채로 습관처럼 새우 같은 모양새로 잠이 든다.

하얀 새는 매일 아침 날카로운 부리로 4번방의 창문에 러브 콜을 한다.

4변방 여자는 얼굴을 덮고 있던 검고 긴 머리카락을 쓸어 올려 볏 짚단 처럼 묶으면

늦깍이 유학생의 하루가 시작된다.

 

4번 방은 400년이 넘은 수도원으로 쓰였던 건축물의 4층이다.

나무의자,,나무책상, 낮은 침대, 낡은 스탠드, 빈티지한 마루 바닥의 내부는 흡사 고흐의 방 같기도 했다. 밤이면 성당의 은은한 불빛이 유리창안으로 고목의 그림자를 드리워준다.

메마른 나뭇잎들이 위태롭게 달랑 달랑 거리는 평화로운 고요 속에서도 불면의 밤을 지새웠던 그녀에게 어느 날 경이롭게도 하얀 새가 찾아와 주었다.

유년 시절 하얀 세상이 되면 손가락이 벌겋게 어는 것도 모른 체 세모 네모 선을 긋고 이으면 하얀 새 그림이 되었고 순백의 눈 밭은 최초의 스케치북이 되었었다.

그런 그녀가 하얀 새와 달달한 아침 인사를 나눈다.

봉쥬

하얀 새는 알아듣기라도 하듯

구구구구구구

두리 번 거리다 날개를 펴고 허공을 가른다. 4번방 여자는 손을 흔들며 익숙하게 화답한다.

아비앙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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