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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무희
DATE : 20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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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무희
오명은
그 때부터였으리라.
그녀가 바람의 연주에 빠져들었을 때가,,,
거스를 수 없었던 인연의 장벽 아래
무릎을 꿇어야만 했던 그 때부터였으리라.
심장 깊숙이 짙 푸른 반점만 남겨 놓고 떠나버린 그 사랑…
찝찌름한 바다 내음에 절은 겨울 바람이 족히 사나흘은 불었나보다.
먹구름 잔뜩 낀 초점 잃은 눈망울,
살포시 포개진 얇은 입술,
하프의 전신 같은 보랏빛 실크 드레스로 한껏 치장한
그녀의 탐스러운 갈색 머릿결이
썰물처럼 쓸렸다가 밀물처럼 밀려오는
인적 없는 광활한 겨울 바닷가…
갈대의 속살을 간지럽히 듯 여리 여리 춤을 춘다.
때로는 간들어지게 웃는 것 같기도 했다가,
때로는 누군가를 애달프게 부르는 듯 도 했다가,
때로는 목 놓아 울부짖는 듯한 몸의 언어는
바람의 음률 따라 느려졌다, 빨라졌다,
뚝 멈추어 서있기도 하는 그녀는 바람의 무희…
슬픈 그녀의 춤사위는 누구를 향한 고백이련가…
